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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 퀄리 주연 ‘서브스턴스’ A24 신작 AI와 정체성

by touchthesky-1 2025.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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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브스턴스
/사진 = 워킹 타이틀 필름스

영화 서브스턴스(The Substance)는 2025년 A24가 선보인 가장 도발적이고 독창적인 SF 스릴러 중 하나입니다. 배우 마가렛 퀄리와 데미 무어의 파격적인 연기, 그리고 인간의 자아와 정체성, 기술의 위험성을 고찰하는 철학적 메시지가 어우러진 본 작품은 단순한 공포나 자극을 넘어서 깊은 사유를 이끌어냅니다. 본 글에서는 이 영화의 주요 줄거리, 캐릭터 구조, 관전 포인트를 중심으로 A24 특유의 감성과 실험정신이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상세히 살펴봅니다.

줄거리 요약 – 정체성을 복제하는 ‘물질’의 공포

서브스턴스는 외모와 인생에 대한 불만을 가진 한 중년 여성이 신비한 ‘물질(Substance)’을 통해 자신의 젊고 완벽한 대체 자아를 만들어내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 물질은 단순히 외모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자아를 ‘탄생’시키는 것이 특징이며, 이는 인간의 정체성과 자율성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주인공 ‘엘리자베스’(데미 무어)는 TV 스타로서 오랜 세월 대중의 관심을 받았지만, 노화와 함께 존재감이 줄어들며 삶의 공허함을 느낍니다. 어느 날 그녀는 불법적인 기술로 알려진 ‘서브스턴스’를 통해 젊고 완벽한 자아 ‘수브’(마가렛 퀄리)를 만들어냅니다. 처음엔 만족스러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수브’가 엘리자베스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야기는 섬뜩한 전개로 흘러갑니다.

서브스턴스는 ‘자기 자신과의 갈등’이라는 테마를 극한까지 밀어붙이며, 인간이 스스로를 복제하거나 대체하려 할 때 어떤 윤리적, 심리적 파국이 초래되는지를 강렬하게 보여줍니다. 공포 장르와 SF 장르가 융합된 구성 속에서, 영화는 시청자의 상식과 심리를 정교하게 흔듭니다.

캐릭터 구조 – 두 여성, 하나의 자아

이 영화의 중심에는 두 명의 강렬한 여성 캐릭터가 있습니다. 하나는 원래의 자아인 ‘엘리자베스’, 다른 하나는 그녀의 복제체이자 ‘이상형’인 ‘수브’입니다. 이 두 인물은 사실상 한 사람의 두 얼굴이자, 갈망과 자기혐오의 충돌을 시각화한 존재입니다.

엘리자베스는 사회가 요구한 여성상에 부응하려 애쓰며 살아왔고, 이제는 그 기준에서 밀려나 존재 가치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반면 수브는 완벽한 외모, 자신감, 인기까지 갖춘 ‘새로운 여성상’으로서 등장합니다. 그러나 수브가 엘리자베스를 넘어서며 생기는 긴장감은 ‘내가 만든 이상형에 의해 내가 지워지는’ 아이러니를 형성합니다.

마가렛 퀄리는 이 복제체 역할을 통해 순수함과 섬뜩함, 매혹과 위협을 동시에 표현해냅니다. 특히 무표정한 얼굴 뒤의 기묘한 감정선은 관객에게 묘한 불편함을 안겨주며, 단순한 악역이 아닌 ‘현대 사회가 만들어낸 괴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이 두 캐릭터는 곧 ‘지금의 나와 내가 원하는 나’라는 내적 갈등의 투영이며, 자아 분열, 존재의 불안, 여성으로서의 사회적 위치 등에 대한 은유가 깊게 배어 있습니다.

관전 포인트 – A24만의 감성과 철학적 질문

서브스턴스는 A24 특유의 장르 해체적 연출과 스타일리시한 비주얼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특히 빛과 그림자를 활용한 조명, 차갑고 정제된 미장센, 그리고 점층적으로 쌓아가는 심리적 긴장은 관객을 한시도 편하게 두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질문을 던지는 방식’에 있습니다.
- 나는 진짜 나인가?
- 외형이 바뀌면 정체성도 바뀌는가?
- 기술이 이상형을 만들 수 있다면, 나는 나를 선택할까 대체할까?

이러한 질문은 단지 영화적 상상력을 넘어서, 인공지능, 유전자 조작, 자아 복제 기술 등이 논의되는 현대 사회에서 매우 현실적인 주제입니다.

또한 본 작품은 블랙스완, 엑스 마키나, 퍼펙트 블루와 같이 ‘자기 존재에 대한 불신’을 다룬 걸작들과 연결되며, SF와 심리 스릴러를 넘나드는 경계에 서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엘리자베스가 내리는 선택은 관객에게 ‘자기 자신과의 타협’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을 강하게 던집니다.

서브스턴스는 단순한 복제나 SF 공포가 아닌, 자아에 대한 집착과 사회적 기준에 대한 강박이 만들어낸 파국을 날카롭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마가렛 퀄리의 신들린 연기와 A24의 실험적 연출,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 물음이 하나로 어우러져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지금의 나를 바꾸고 싶은가? 그 바람이 현실이 되었을 때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그런 질문을 강렬하게 던지며, 단지 '보는 영화'가 아닌 '생각하게 만드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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